경찰청 진상조사위, 쌍용차 파업 강경 진압 배후에 'MB 청와대' 승인 있었다

리얼&Talk / 박민희 / 2018-08-29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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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박민희 기자]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 노조 파업 농성 당시 이명박 정부가 경찰의 강경 진압 작전을 승인한 사실이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유남영, 이하 조사위)의 조사를 통해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조사위는 28일 쌍용차 노조 진압 당시 경찰이 공권력을 과잉 행사해 인권침해가 자행됐다며 경찰청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 등의 개선을 요구했다. 아울러 쌍용차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국가손해배상 청구 소송 취하를 권고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쌍용차 노조 진압 작전을 총지휘했던 당시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은 경찰 최고 지휘자인 강희락 경찰청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직접 접촉해 진압 작전 승인을 받았다.


강제진압 당시 경찰은 노조원들에게 물대포를 쏘아대고 옥상으로 진입해 마구잡이로 폭행은 물론 헬기를 동원해 2급 발암물질이 함유된 20만 리터의 최루액을 노조원들에게 수백차례 이상 투하했다는 게 조사위의 설명이다.


또 대테러장비로 분류됐던 테이저건과 다목적발사기를 노조원들에게 사용했고 헬리콥터를 저공비행시켜 하강풍을 일으켜 노조원들의 해산을 시도하기도 했다는 것. 이로 인해 100여명의 노동자가 부상을 당했으며 이들은 이 사태 이후 중증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사위는 인명피해의 우려가 높은 테이저건과 다목적발사기는 노동쟁의 등에 사용을 금하고 경찰장비 사용 교육의 정례화를 포함해 관련 규정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기경찰청의 경우 쌍용차 사태 당시 소속 경찰관 50명으로 구성된 ‘인터넷 대응팀’을 구성해 온라인상에 노조원들의 폭력성을 부각하는 댓글과 동영상 등을 게시하며 여론몰이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쌍용차 파업 사태 이후에도 경찰의 폭력적 진압은 계속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합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설치한 대한문 분향소에서 진행된 각종 행사와 기자회견, 집회 등을 지속적으로 방해 했다.


경찰은 당시 노조원들에게 헬기 파손 등을 포함해 약 17억원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노조 와해를 시도했다는 게 조사위의 판단이다.


하지만 쌍용차 파업 사태를 통해 경찰의 직권남용, 경찰관직무집행법 위반, 폭력행위 등 위법한 행위가 드러났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이에 대해 조사위는 경찰청에 공권력의 과잉행사에 대해 사과하고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및 관련 가압류 사건을 취하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경찰특공대의 노동쟁의 현장 투입은 원칙적으로 금하나, 중대한 위급 상황 시에는 경찰특공대 운영 규칙에 따라 명확한 투입기준이 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며 대테러, 인질구조 등 경찰특공대 설립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편성체계 및 운영 방법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조사위는 이번 사건이 청와대의 승인에 따라 정부가 노사 자율로 해결할 노동쟁의 사안을 경찰의 물리력을 통해 해결하려고 한 사건인 만큼 정부가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이뤄진 피해에 대해 사과하고 명예회복과 구체적 치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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