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국회, '위험의 외주화' 방치...아이들이 죽어가는데 탁상공론만"

현장+ / 이수근/박민희 / 2018-12-21 1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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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시민사회단체, 국회에 계류중인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통과 촉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산재 유가족, 재난·안전사고 피해 가족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 사망사고와 관련해 '산재 유가족, 재난·안전사고 피해 가족 공동 기자회견'이 열고 있는 모습.

[일요주간=이수근/박민희 기자] 지난 2016년 5월 비정규직 노동자가 서울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사고 이후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안 등이 국회에서 논의됐지만 2년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24)씨가 사고로 사망하면서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국회 정문앞에서 고 김용군씨의 유가족을 포함해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유가족, 제주 현장실습생 고 이민호씨의 유가족 등 안전사고 피해자들과 노동건강연대, 생명안전 시민넷 등 시민단체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계류중인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의 통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솜방망이 처벌, 벌금형 같은 미약한 처벌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걸 반복되는 죽음이 보여주고 있다”며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원청 기업을 강력하게 처벌해서 사람이 죽는일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 발언에 나선 제주 현장실습생 피해 사망자 고 이민호군의 아버지 이상영씨는 “(아들의) 사고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제주 삼다수 사고와 이번 태안 사고를 보며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가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당국의 안이한 대처를 질타했다.


이어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안전보다 뒷주머니 챙기기에 급급하다"면서 "아이들이 죽어가는데도 탁상공론만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재해 피해자 유가족들은 지난 20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여야 저치권을 향해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시킬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통과시켜줄 것을 요구했다.(사진=박민희 기자)

노동 관련 부처인 노동부에 대해 “5년동안 안전점검이 안된 기계가 돌아가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현장방문도 하지 않은 채 사망사고가 나자 그제서야 방문해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면서 ‘소 읽고 외양간고치기’식 대응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사망하고 나서 회사는 2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며 “625가지의 범법행위를 저지르고도 2000만원 벌금형에 그쳤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두번다시 이러한 범법행위를 막도록 하려면 중대사고 발생시 중대과실죄로 회사가 문을 닫을 정도의 벌금형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삼성전자 하청업체 인력으로 일할 당시 메탄올중독으로 한쪽 눈을 실명한 피해자 김영신씨는 “사고를 당한 지 4년이 지났지만 변함이 없다”며 ”사고 이후 하청업체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잘못이 없다며 원청에 책임을 떠넘겼고, 원청은 하청에 잘못이 있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원청, 하청 그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하루빨리 제도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나라의 기업이 어떻게 이렇게 엉망일 수가 있냐”며 “(발전소에서) 내 아들보다 먼저 죽임을 당한 12명의 사상자가 있었는데, 그때 제대로 진상규명이 됐다면 이런 아픔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었음에도 막지 못한 원청, 그리고 그렇게 만든 정부는 살인죄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여야 원내대표실에 ‘참혹한 죽음의 행렬을 국회 멈추어달라’는 제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전달된 의견서는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시킬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통과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장에는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참석해 의견서를 전달받았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1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과 관련한 공청회를 갖고 오후에 법안을 의결해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환노위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규정한 보호 대상 확대와 작업중지권 확대, 유해위험작업의 도급 제한과 원청업체의 책임 강화 등이 논의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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